‘여성판 N번방’ 논란: 이중잣대와 법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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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판 N번방이 등장했습니다. 2020년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N번방 성착취물’ 사건은 텔레그램에 개설된 단체 채팅방을 통해 불법 음란물을 생성하고 거래·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말합니다. 당시 가해자는 남성이었고, 피해자는 여성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큰 관심을 끌며 ‘N번방 방지법’이 통과되었고, 이로 인해 성착취물 등 온라인 성범죄에 대한 처벌 범위가 대폭 확대되고 처벌 수위가 상향되었습니다.

여성 전용 커뮤니티에서 벌어진 새로운 논란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회원수 84만 4천 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여성 전용 커뮤니티가 ‘여성판 N번방’ 사태 논란에 휩싸인 것입니다. 2024년 5월 15일, 매일경제는 이 내용을 보도하면서 커뮤니티 회원들이 카페 내에서 외국 남성과 매칭되는 데이트 앱에서 만났다는 남성들의 상세한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커뮤니티에서 공유된 게시물에는 외국 남성들의 실물 사진과 함께 외모와 성기 등을 외설적으로 언급하며 정보를 교환하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회원들끼리 미국 군인들의 신상 등을 정리한 ‘미군남 빅데이터 전차수 총망라’라는 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백과사전처럼 만들겠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전에도 있었던 비슷한 사건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1년에도 여초 커뮤니티에서 한국 남성들을 불법 촬영하여 성적으로 비하한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더욱 파장을 일으킨 이유는 여성 커뮤니티 회원들이 이중잣대를 들이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중잣대 논란과 KXF 페스티벌

여성 커뮤니티 회원들은 최근 성인 페스티벌 KXF(2024 KXF The Fashion)의 개최를 반대하며 “여성을 성상품화 하는 행사”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KXF를 ‘성매매 엑스포’라 칭하며, 지방자치단체에 행사 중단 요청을 하는 청원에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성인비디오(AV) 배우들이 출연하는 KXF는 결국 여성단체들의 반대로 개최가 취소되었습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여성의 상품화를 비판하면서도 자신들은 한국, 외국 남성들의 외모와 신체적 특징을 논평하며 정보를 교환하는 행위를 지속한 것입니다. 이는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법적 문제와 처벌 가능성

김승환 법률사무소GB 변호사는 “이들 행위는 명예훼손 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하는 것은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질 경우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히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거짓 사실로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성범죄에 대한 고정관념과 성찰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위 ‘N번방’이라고 하면 남성이 가해자가 되고 여성이 피해자가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여성도 얼마든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이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농락을 넘어 범죄 행위이기 때문에 성을 매개 삼아 개인정보유출·명예훼손 등을 한다면 비난과 처벌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남성이든 여성이든 스스로 이러한 성범죄에 가담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결론

이번 사태는 성별에 관계없이 성범죄의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이는 우리가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된 고정관념을 넘어,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범죄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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